신장이식을 받은 지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식 환자에게 병원은 단순히 치료의 공간을 넘어, 내 몸 안의 작은 우주가 평온한지 확인하는 ‘성소’와 같습니다. 10주마다 마주하는 검진 결과지는 두 번째 삶에 대한 성적표와 같아 매번 긴장감을 늦출 수 없습니다. 오늘은 이식 8년 차의 정기검진 후기와 함께 관리 지표들을 기록해 보려 합니다.
1. 이식 환자의 이동권과 편리해진 병원 가는 길

최근 지하철 2호선 역 인근으로 이사를 오면서 병원 이동 동선이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자차로 직접 운전해서 다녔지만, 이제는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특히 신장이식 환자는 복지카드를 통한 우대권 발급이 가능해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대권을 발급할 때면 눈치가 보입니다. 젊은 여자가 어쩌다가.. 이런 눈초리가 싫기 때문. 경북대학교병원역에서 내려 도보로 5분 정도 걷는 길은 아침 운동 겸 상쾌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운전의 피로도 줄이고 경제적 혜택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의 변화입니다.
2. 신장이식 수치 관리: 크레아티닌 1.15의 의미
이번 검진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핀 지표는 역시 크레아티닌(Creatinine) 수치였습니다.
- 이번 수치: 1.15 mg/dL
- 평소 범위: 1.0 ~ 1.2 mg/dL 내외 유지
지난 검진에서 0.97이라는 기적 같은 숫자를 보았기에 1.15라는 결과에 아주 잠시 아쉬움이 스쳤습니다. ‘0’으로 시작하는 숫자가 주는 심리적 해방감은 이식 환자만이 아는 안도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현재 수치가 견고한 성벽 안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수치는 유동적일 수 있지만, 정상 범주 내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합니다.
3. 단백뇨와 혈압: 이식 신장을 지키는 최전방 방어선
수치만큼이나 나를 안심시킨 것은 ‘음성’ 혹은 ‘없음’의 기록들이었습니다.
- 단백뇨 및 감염: 없음 (음성)
- 혈압 상태: 다소 높은 편 유지
단백뇨와 감염이 없다는 것은 이식받은 신장이 현재까지 큰 무리 없이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다만, 혈압이 조금 높은 편이라 기존에 복용하던 혈압약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혈압은 이식 신장의 수명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기에, 정해진 시간에 약을 복용하는 루틴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숙제입니다.
4. 검진 후의 휴식과 일상으로의 복귀
오전 6시부터 시작된 긴장된 일정은 집으로 돌아와서야 비로소 풀렸습니다. 반려묘 토토와 키위는 집사의 수치에는 관심이 없지만, 제가 무사히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 곁을 지켜주며 위로를 건넵니다.
이식 환자의 삶은 완치가 아닌 ‘끝없는 관리의 여정’입니다. 0.97이라는 숫자에 환호하기보다 1.15라는 안정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오늘 받아온 10주 치의 약봉지를 정리하며, 내 안의 신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넵니다.
이식 환자를 위한 관리 팁
이식 후 장기 생존을 위해서는 숫자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꾸준한 생활 습관이 중요합니다.
- 저염식 유지: 신장에 무리를 주지 않는 식단 관리
- 정확한 복약: 면역억제제 및 혈압약의 규칙적 복용
- 정기 검진: 10주 혹은 정해진 주기마다 수치 모니터링
오늘도 무사히 성적표를 받아들었으니, 내일의 출근도 힘차게 준비해 보려 합니다. 담담하지만 묵묵하게 이 길을 걷고 있는 모든 이식 환우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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