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환자의 현실적인 건강 관리: 혈압 수치 하나에 흔들리는 마음 다잡기

명절 뒤 찾아온 불청객, 혈압 139

즐거워야 할 명절이 신장이식 환자에게는 때로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번 설날,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모여 앉아 평소 절제하던 전과 짠 국물 요리들을 하나둘 집어 먹으며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어제는 남편과 길고양이들 밥을 챙겨주고 오는 길에 고소한 치킨 냄새를 이기지 못하고 옛날 통닭을 주문했습니다. 양심상 밀가루와 소스가 적은 메뉴를 골랐지만, 한두 조각의 행복은 잠시였습니다. 저녁 무렵 측정한 혈압 수치는 139. 기계 화면을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지만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숫자 하나에 무너지는 마음, 그리고 자책

신장이식 환자에게 혈압은 신장 기능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평소보다 높게 나온 숫자 ‘139’를 마주하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며칠간 먹었던 간장 찍은 전, 짠 국물, 그리고 어제의 치킨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물론 단 하루의 식단으로 몸이 즉각 반응한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다음 달로 다가온 정기 검진에 대한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병원은 늘 긴장되는 공간이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기에 작은 수치 변화에도 마음은 쉽게 상처 입곤 합니다.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회복탄력성’

잠시 좌절했지만, 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이것도 못 먹으면 무슨 재미로 사나”라며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아픈 몸이라고 해서 평생 기계처럼 완벽하게 살 수는 없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흐트러진 루틴을 얼마나 빨리 다시 잡느냐는 것입니다. 오늘 저는 평소보다 물을 더 많이 마시고, 염분을 철저히 제한한 건강식을 챙겼습니다. 가벼운 산책으로 몸을 움직이며 다시 저만의 루틴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치킨 한 번에 신장이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치킨 한 번에 제 마음이 흔들렸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흔들림 덕분에 다시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져도 괜찮습니다

이식은 수술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의 선택이 쌓여가는 긴 여정입니다. 저처럼 식단의 유혹에 넘어지기도 하고, 혈압 수치 하나에 밤잠을 설치는 분들이 분명 계실 겁니다. 그런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미 큰 수술을 이겨낸 강한 사람들입니다.”

완벽한 환자가 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실수하고 흔들려도, 다시 건강한 식단으로 돌아오고 다시 운동화를 신는 그 ‘돌아오는 힘’이 우리를 살게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잘 관리하는 날뿐만 아니라, 이렇게 흔들리고 후회하는 현실적인 관리 기록을 남기려 합니다. 누군가에게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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